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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월드 콜러(CALLER) 후기

오랜만에 방탈출 예약에 성공하여, 퇴근 후 저녁을 먹고 제로월드 강남점을 찾았습니다. 운 좋게 취소된 자리를 발견해서 콜러를 찜할 수 있었거든요. 난이도가 높다고 하여 조금 망설였지만, 그래도 아무때나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테마가 아니어서 용기를 내어 가보기로 했어요.

제로월드 소개

제로월드 컨셉

제로월드는 전문작가의 흥미진진한 스토리, 사실감 넘치는 인테리어, 신기한 장치, 신선한 문제로 가득찬 방탈출 카페입니다. 김포에 본점이 있고, 홍대, 롯데월드, 강남, 서현 등 수도권에 몇 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을 덧붙이자면 제로월드는 공포 테마를 특히 잘 만드는 방탈출 카페입니다. 제로월드 강남점의 공포 3대장이라 불리는 ‘링콜포’는 방탈출 마니아들 사이에서 매우 유명하고, 테마를 오픈한지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여전히 예약하는 것이 어려워요.

제로월드 위치

제로월드 강남점은 지하철 신논현역과 강남역 사이에 위치해 있습니다. 어느 역에서 내리셔도 걸어서 5분 정도면 도착할 거예요. 이 부근에는 방탈출 카페가 유독 많은데 신기하게도 저는 계속 제로월드만 방문하게 되네요 ㅎㅎ…

콜러(CALLER) 테마 소개

플레이 정보

장르 : 공포
가격 : 2인 54,000원 / 3인 75,000원 / 4인 92,000원
시간 : 75분
추천인원 : 3명
공포지수 : ?
난이도 : ★★★★★
장치비율 : 기계장치 50% / 자물쇠 50%

– 제로월드 공식 홈페이지

테마 시놉시스

나는 기억을 잃었다.

– 제로월드 공식 홈페이지

공통적으로 제로월드 테마는 시놉시스가 친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방탈출을 하기 전 알아야 하는 배경 지식이나 줄거리가 없나봐요. 그래서 더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포스터를 유심히 관찰하며 분위기와 상황을 유추하게 돼요.

이번에 플레이한 콜러의 경우에도 설명은 ‘기억을 잃은 나님’이 끝이었는데, 공포지수조차 물음표(?)여서 더 궁금했습니다. 자주 방문하는 방탈출 카페의 후기를 찾아보았는데 제일 무서웠다는 사람도 있고 하나도 안 무서웠다는 사람도 있고… 공포에도 호불호가 있는 모양입니다.

방탈출 후기

플레이어 정보

2인 플레이 – 탱 1 / 쫄 1

쫄 포지션인 저는 예전에 함께 방탈출을 했던 지인 분께서 ‘콜러는 둘이 해야 재밌다’고 하여, 그 말을 철썩같이 믿고 호기롭게 둘이 갔는데요. 플레이를 시작하고 나서는 땅을 치고 후회했습니다. (탱의 말은 믿는 게 아니었음을…😱) 둘이서 할 수는 있는데요. 그건 탱이 두 명일 경우에 가능한 말입니다.

난이도

★★★★★

콜러는 공식 홈페이지 난이도 표기 최상이었는데요. 괜히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문제를 하나씩 떼어 놓고 보면 그렇게 많이 어려운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주변에서 단서를 찾기도 쉬우며 가이드도 친절한 편이라서, 관찰력만 있다면 방린이도 충분히 풀 수 있는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 수가 정말 많아요. 공포 테마라서 조도도 낮은 편인데, 게다가 음산한 인테리어… 관찰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거든요. 저희는 아직까지 방탈출을 20+ 정도 한거 같은데 결말을 보고 싶어서 여기저기 힌트를 발랐어요. 직접 푼 문제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활동성

★☆☆☆☆

활동성 거의 없다고 보아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아래쪽에 있는 자물쇠를 열거나 할 때는 쭈그려 앉아야 하니 짧은 치마는 좀 불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일행이 이걸 모두 해준다고 하면, 그냥 서서 걷는 정도이지만… 공포 테마잖아요? 사람에 따라서 의도하지 않은 활동성 생길 수 있음 주의!

공포도

★★★★☆

스포라서 자세히는 설명할 수 없지만 콜러에는 ‘마의 구간’이 있습니다. 저는 포레스트, 제로 등 제로월드의 공포 테마를 몇 개 플레이한 경험이 있어서 그 구간을 만나기 전까지는 다른 테마와 별다를 것 없는 제로월드의 전형적인 공포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무섭지만 대충 어느 부분에서 삑딱쾅이 나오고 연출이 나오는지 예상이 가능했달까요.

하지만 그 구간을 만나고 나서 그대로 뇌가 정지해버렸어요. 그대로 시간을 보내서 타임오버(실패)를 시키던지, 혹은 중도포기를 하던지, 둘 중 하나를 하고 싶은 엄청난 욕구가 올라왔는데… 깨달았습니다.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이 곳을 빠져나갈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핸드폰 힌트와 무전기에 의지해서 조금씩 조금씩 거북이처럼 진행해 나갔어요. 하… 콜러는 정말 쫄에게 잔인하고 무서운 테마입니다.

인테리어

★★★★☆

무난하게 시작해서 멱살잡고 캐리하며 끝나는(?) 기승전결 확실한 인테리어 구조를 가지고 있어요. 제로월드가 원래 인테리어로는 빠지지 않는 방탈출 카페인데 처음에는 ‘제로월드 치고 좀 심심한데?’ 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공간을 하나씩 열 때마다 ‘아니 여길 들어가?’로 바뀌고 마지막에는 ‘진짜 여긴 못가겠다’ 싶었어요.

마치 뷔페처럼 다양한 컨셉의 인테리어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 시작할 때 인테리어가 밋밋하다고 느끼신다면, 절대 방심하지 마세요. 특히 쫄이라면 진행할수록 발걸음이 떨어지지가 않으실 겁니다…🫥

장치비율

자물쇠 : 장치 – 5 : 5

자물쇠도 많고 장치도 많습니다. 저희는 엔딩을 보기 위해 자물쇠 문제의 경우 거의 다 힌트를 사용했어요. 장치는 엄청 신기하다 싶었던 건 기억나지 않고, 깜짝 놀라게 하는 것 위주로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당연히 삑딱쾅도 있습니다.

스토리

★★☆☆☆

스토리에 초점을 맞춘 테마는 아니라서, 이 부분을 중요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실망하실 수도 있겠어요. 복잡한 스토리가 아니라서 개연성에 문제가 될 요소도 없고, 그냥 흐름을 충실히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끝까지 진행을 해야 하나의 스토리가 완성되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힌트를 사용해서 엔딩을 보는 것을 추천하지만, 엔딩을 못 보았다고 해서 다시 하는 것을 추천할 정도로 대박 스토리도 아닙니다.

참고로 콜러는 진행율이 92%가 넘어야 이후 스토리 설명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최종평가

흙길 – 풀길 – “꽃길” – 인생테마

콜러는 스토리 면에서는 엄청 뛰어나다고 느껴지진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공포 테마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스토리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적당히 개연성 있는 스토리 설정에 두려움과 공포를 느끼기에 충분한 인테리어와 연출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콜러는 저에게 ‘꽃길’ 테마였습니다. 처음에는 비교적 가볍게 시작, 점점 분위기를 고조시켜서 마지막 클라이막스 부분에 휘몰아 치는 연출… 멋집니다. 인정해요. 비록 저는 녹아내려서 없어질 뻔했지만…🫠

포레스트에 이어 콜러도 탈출 완료~ 이번 여름에는 제로월드의 공포 3대장이라 불리는 링콜포를 모두 플레이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링만 남았습니다. 세 개 테마 중에서 링이 가장 예약하기 힘든 테마여서 (제일 무서운가…?) 여름이 가기 전에 해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생각날 때마다 예약 페이지를 기웃거려 봐야죠.

이번 주 토요일에는 인천 둠이스케이프의 디스토피아 – 렌더링 – 슬래셔가 연방으로 예약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다음 방탈출 후기는 디스토피아가 될 예정이에요. 예고는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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